정은채가 연인 김충재에게 받은 짧은 감상은 “재밌게 봤다”였다. 화려한 공개 연애담을 꺼내기보다 서로의 일을 존중하고 응원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런데 ‘재벌X형사2’ 종영 인터뷰를 따라가다 보면 이 한마디보다 더 오래 남는 표현이 있다. 정은채가 개인상보다 받고 싶다고 꼽은 ‘팀워크상’이다. 시즌2의 유일한 새 얼굴로 합류했던 배우가 작품을 마친 뒤 가장 먼저 팀을 이야기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정은채는 극 중 경찰청 대테러팀 에이스 출신이자 강하경찰서 강력1팀장 주혜라를 연기했다. 시즌1부터 호흡을 맞춘 배우들 사이에 새롭게 들어가야 했던 만큼 기존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지가 큰 숙제였다고 돌아봤다. 차갑고 단단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팀원을 신뢰하는 인물의 인간미를 살리는 데 집중했고, 안보현을 비롯한 동료들과의 호흡이 그 부담을 풀어줬다고 했다.
결과도 따라왔다. ‘재벌X형사2’는 마지막 회 전국 시청률 11.8%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시즌1의 최고치까지 넘어섰다. 정은채는 평소 시청률이나 반응에 둔감한 편이지만 이번에는 전작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처음으로 수치를 챙기며 마음을 졸였다고 털어놨다. 14부쯤 돼서야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는 솔직한 말에서는 새 시즌을 책임져야 했던 압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연말 시상식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시선은 다시 동료들에게 향했다. 개인상 욕심보다 안보현, 강상준, 김신비 등 팀원들이 빛났으면 좋겠고, 함께 받을 수 있는 팀워크상이 탐난다고 말했다. 열린 결말로 끝난 시즌2에 이어 시즌3 제안이 온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다음에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벗고 밝고 허술하고 귀여운 얼굴, 감정적으로 깊게 부딪히는 멜로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단단한 팀장 주혜라 뒤에 가려졌던 정은채의 또 다른 표정이 어떤 작품에서 먼저 나올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