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150평대 집을 1억5000만원에 급히 팔고 미국으로 떠난 가족. 작곡가 주영훈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던 그 시절을 다시 꺼냈다. 25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새롭게하소서’ 영상에서 그는 아버지가 목회 활동을 위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집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후 주변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어머니가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도 숨김없이 전했다.

하지만 숫자보다 더 오래 남은 장면은 미국에서의 생활이었다. 주영훈의 설명에 따르면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현지 고등학교에서 하루 8~9시간씩 청소 일을 했다. 평소 엘리베이터 버튼도 손으로 누르지 않을 만큼 청결에 민감했지만, 학교 화장실을 치우고 막힌 변기를 뚫는 일까지 10년 넘게 감당했다는 것이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두 시간 가까이 목욕할 정도로 힘들어했다고 그는 회상했다.

주말에도 쉴 틈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토요일이면 성도들의 식사를 준비하고, 일요일 예배를 마친 뒤 저녁이 사실상 유일한 휴식이었다. 집을 너무 일찍 팔았다는 서운함과 빠듯한 이민 생활은 부모의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주영훈은 무거운 기억을 전하면서도 아버지가 반찬을 더 부탁했다가 어머니에게 배추로 맞을 뻔했다는 일화를 덧붙여 가족의 시간을 조금은 웃으며 돌아봤다.

이 사연은 처음 알려진 이야기도 아니다. 그는 2015년 방송에서도 결벽증이 있던 어머니가 미국 학교에서 청소한 일을 떠올리며, 빨리 돈을 벌어 그 일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 자신의 목표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영상에서는 집을 팔게 된 배경과 어머니의 노동, 목회자 가족으로 보낸 주말까지 더 구체적인 기억이 이어졌다. 시간이 흘러 같은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는 점이 오히려 그 경험이 아들에게 얼마나 깊게 남았는지를 보여준다.

주영훈은 지난해 3월 부친상을 겪었고, 치매와 낙상 사고로 힘든 시간을 보낸 어머니는 현재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전했다. 부동산 가격을 놓친 아쉬움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결국 가족을 버티게 한 어머니의 노동과 아들이 품었던 성공의 이유로 향했다. 화려한 히트곡 뒤에 있던 한 가족의 이민기는 ‘무엇을 잃었나’보다 ‘누가 견뎠나’를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