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장면을 앞두고 배우가 먼저 준비한 것은 선명한 근육이 아니었다. 지창욱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의 노출과 베드신을 촬영하면서 몸을 특별히 만들기보다 장면이 왜 필요한지, 파트너와 어떤 감정을 주고받아야 하는지를 더 오래 고민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외형보다 작품의 톤을 택했다는 설명이어서 공개 뒤 화제가 된 장면을 다시 보게 만든다.

지창욱은 22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노출 장면을 위해 체형을 깎듯 운동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몸이 지나치게 좋아 보였다면 오히려 작품의 분위기와 어울리는지 고민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지우 감독과도 몸의 모양보다 노출과 베드신이 전달해야 할 의도, 동선과 표현 수위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감독과 나눈 이야기가 장면에 들어갈 용기를 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촬영의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팬이 좋아할 만한 모습을 먼저 계산하면 배우로서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흐려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극 중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을 연기할 때도 일부러 사람을 홀리는 눈빛을 만들기보다 주어진 상황에 충실하려 했다. 화려한 설정을 과장된 몸짓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인물의 결핍과 욕망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접근한 셈이다.

상대역 나나와의 호흡에서는 ‘조언’보다 동료로서 힘을 주는 일을 택했다. 지창욱은 나나를 감정과 본질을 끈질기게 찾는 동물적인 감각의 배우라고 표현했다. 촬영장에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곁에 서 있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도움이라고 여겼다. 예민할 수밖에 없는 베드신은 촬영 후반으로 미뤘고, 그전까지 여러 장면을 함께 만들며 쌓은 유대감이 실제 촬영의 긴장감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스캔들’은 재능을 억눌린 채 살아온 조씨부인과 연애꾼 조원, 내기에 얽힌 희연의 이야기를 그린 8부작 시리즈다.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주연을 맡았고 18일 전편이 공개됐다. 수위 높은 장면 자체보다 그 장면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이 쌓은 신뢰와 작품의 감정을 봐 달라는 지창욱의 말이 이번 인터뷰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