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밥상 앞에서 임예진이 택한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남자들이 먼저 자리에 앉자 남편 옆에 함께 앉아 밥을 먹은 것이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이어지던 시댁의 식사 순서를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고백이 방송 직후 눈길을 끌었다.

임예진은 26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 추석 특집에서 결혼 초 명절 풍경을 꺼냈다. 시댁 식구가 많았고, 결혼한 뒤 7~8년 동안은 명절마다 찾아갔지만 이후에는 내려가지 않았다고 했다. 거리가 먼 것도 이유였지만, 본인이 꼽은 더 큰 이유는 서로 다른 가족 문화였다.

가장 낯설었던 장면은 식사 시간이었다. 임예진의 설명에 따르면 어른뿐 아니라 어린 조카들까지 남자들이 먼저 밥을 먹었고, 그 상을 정리해 반찬을 다시 채운 뒤 여자들이 식사했다. 그는 남자들이 먹고 난 상에서 뒤이어 밥을 먹는 방식이 이해되지 않아 어느 순간부터 남편 옆에 앉았다고 회상했다. 여성 가운데 그렇게 한 사람은 자신뿐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는 함께 출연한 이경실의 농담으로 분위기가 풀렸다. 이경실은 임예진이 밥때에도 자고 있어 따로 상을 받았던 일화를 전했고, 임예진 역시 지금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결국 남편 최창욱 PD도 어느 때부터 촬영 일정이 없는 날조차 혼자 다녀오겠다고 했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이번 고백이 흥미로운 건 거창한 가족 갈등보다 한 끼 식사 순서에 담긴 세대 차이를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임예진은 당시 문화를 공격적으로 단정하기보다 자신이 왜 적응하지 못했는지, 또 시간이 지난 뒤 어떤 미안함이 남았는지를 함께 말했다. 그래서 이야기는 ‘시댁에 가지 않았다’는 결론보다 각자 익숙한 명절 규칙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추석 특집답게 방송에는 조영남, 백일섭, 김승수, 노사연, 이경실 등이 함께해 저마다의 가족 이야기를 나눴다. 그중에서도 임예진의 선택은 오래된 관습 앞에서 조용히 자기 방식을 택한 한 장면으로 남았다. 웃음 섞인 회상이었지만, 명절 밥상은 누가 먼저 앉고 누가 나중에 먹는지까지 포함해 가족의 분위기를 드러내는 공간이라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