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히어로즈’에서 어떤 상처도 되살아나는 치어리더 클레어 베넷을 연기했던 배우 헤이든 패네티어. 화면 속에서는 불사에 가까웠던 그의 삶이 36세에 멈춘 이유가 한 달여 만에 공식 확인됐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카운티 검시소는 패네티어의 사망을 여러 약물의 복합 독성 작용에 따른 사고사로 판정했다.
부검에서 확인된 성분은 합성 오피오이드 펜타닐과 그 화학 부산물인 4-ANPP, 항불안제로 쓰이는 알프라졸람, 근육 이완제 메토카바몰, 정신건강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쿠에티아핀이다. 검시소는 사망에 영향을 줄 만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린빌 경찰도 현재까지 범죄나 의심스러운 정황을 가리키는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확인되지 않은 추측보다 공식 조사 결과를 먼저 봐야 하는 이유다.
패네티어는 지난 8월 16일 그린빌의 한 주거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오후 1시 51분께 심정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전문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회복하지 못했고, 오후 2시 32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 뒤 온라인에서는 여러 이야기가 번졌지만, 이번 부검 결과는 직접적인 사인을 약물의 독성 작용으로 정리했다.
국내 시청자에게 패네티어는 특히 ‘히어로즈’의 클레어로 선명하다. 아역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영화 ‘리멤버 타이탄’, 드라마 ‘내슈빌’, 영화 ‘스크림 4’와 ‘스크림 6’ 등에 출연했다. ‘내슈빌’로는 골든글로브 후보에 두 차례 올랐고, 2023년 ‘스크림 6’로 긴 공백 뒤 스크린에 돌아왔다.
그는 생전 알코올과 약물 의존, 산후우울증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해 왔다. 올해 5월 펴낸 회고록에서도 어린 나이에 할리우드에서 일하며 겪은 일과 중독 문제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이번 발표는 자극적인 의혹을 키우는 결론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자신의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말해 온 한 배우의 마지막을 공식 기록으로 남긴 결과에 가깝다. 클레어의 환한 미소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그래서 더 씁쓸한 작별이 됐다.
